바다에 파도가 없으면 심심하다. 이는 김밥에 햄이 없고 축구팀에 손흥민이 없는 것과 같다. 파도는 바다를 바다스럽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.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. 단, 성난 파도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있어 그 앞에서는 절대 객기를 부리면 안 된다. 그렇다면 이 파도는 대체 누가 만드는 것일까?
당신은 파도를 좋아하시나요?
● 파도는 누가 빚었을까? – 바다의 파도는 바람이 만든다. 강과 달리 바다는 넓고 주위에 장애물이 없어 바람이 쉽게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. 태풍이 바다에서 주로 생성되는 것도 사방에 비어 에너지가 구조물에 부딪혀 흩어지지 않고 한 곳으로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.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파도는 동일한 방향의 해류 또는 밀물과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여 더욱 공격적인 스타일로 변한다.
특히 대서양 연안 지역은 높은 파도로 유명한 곳인데, 모든 조건이 딱 맞으면 아파트 10층 높이에 해당하는 28m짜리 파도를 볼 수 있다. 사실 파도 높이보다 더 놀라운 부분은 이 파도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는 부분이다.
● 세계 최고의 서핑 메카는? – 포르투갈 서부의 항구 도시인 나자레이다. 이 해변은 전 세계 서퍼들의 파도타기 명소로 해일에 버금가는 괴물 파도가 디폴트값이다. 유독 파도가 높은 이유는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. 바로 북쪽 해변 앞 바다에 5,000m 깊이의 협곡이 파도를 증폭시켜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어마무시한 파도를 만들어낸다.
2024년 독일 출신의 서퍼가 나자레에서 무려 28.57미터의 파도를 넘는데 성공하여 세계 기록을 세웠다. 종전 기록보다 2m 더 높다. 그날 파도는 폭풍이 동반되어 3~4년 만에 최고의 파도가 탄생할 수 있었다.
파도가 가진 운동 에너지는 엄청나다. 무거운 차와 집도 가볍게 날릴 수 있으며 거대한 유조선마저 육상에 가뿐히 올려버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. 특히 쓰나미는 바람이 아닌 수중에서 생성되는 거대한 에너지(폭발•산사태•지진)가 방출되어 생기는 것으로 연안이 아닌 내륙까지 쓸어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