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국의 소울은 제육에 있다. 20대까지 먹은 제육만 계산해도 그 양이 무서운 수준이다. 반면에 가깝고 먼 나라 일본의 소울은 장어에서 나온다. 단짠을 즐기는 일본인에게 두툼하게 살이 오른 장어를 잘 손질한 후 양념간장을 발라 숯불에 구워 밥과 함께 먹는 식문화는 그들의 영혼에 고스란히 녹아있다. 그래서 일본을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장어덮밥이 빠진 적이 없다. 일본 덮밥계는 크게 3대장이 나뉜다. 지금부터 이를 소개하려고 한다.
❶ 우나동(うな重)•우나쥬(うな重) – 우나동은 우나기 돈부리의 줄임말로 원형의 밥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한 입 가득 물어도 남을 정도로 크게 구워낸 장어를 가득 올린 것이 ‘우나동’, 밥그릇이 아닌 네모난 도시락통에 담은 것을 ‘우나쥬’라고 한다. 전통적인 방식으로 도쿄가 원조이다. 담는 그릇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우나쥬가 양이 더 많다. 히츠마부시에 비해 먹는 방법은 단순하다. 장어와 밥이 서로 부족하지 않도록 잘 조절해서 먹으면 된다.
❷ 히츠마부시(ひつまぶし) – 히츠마부시는 나고야가 원조이며, 히츠라는 둥근 나무통에 밥을 담고 그 위에 먹기 좋을 정도로 잘게 자른 구운 장어를 올린 음식이다. 먹을 때는 장어와 밥을 준비된 밥그릇에 조금씩 덜어서 먹으면 되는데, 일본인들은 나무동 안의 밥을 주걱으로 4등분 후 첫 번째는 클래식하게 장어와 밥, 두 번째는 좀 더 풍성한 맛을 위해 김과 와사비를 넣어서, 세 번째는 녹차물을 넣는 오차즈케로, 네 번째는 세 가지 방법 중 가장 선호하는 방식으로 식사를 즐긴다.
● 장어덮밥의 장어는 기름기가 많고 고소하며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바다장어보다 비싼 민물장어이다. 그래서 덮밥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. 일본 현지 덮밥 가격은 대략 한화로 3~4만 원 사이다. 우나동/우나쥬보다 히츠마부시가 좀 더 비싼 편이다.